[명품의 향기] "젊어보이고 싶다면 손목 위에 IWC 올려라"

입력 2017-02-26 16:50  

한국 찾은 크리스토프 그레인저 IWC 회장

IWC의 정체성은 젊음과 열정 한국 예물시장 점유율 높일 것
명품 시계, 이제 여성이 주도…소비자 의견 반영해 제품 제작



[ 민지혜 기자 ] 테두리에 54개 다이아몬드 여심 제대로 저격한 IWC
여성용 시계 '다빈치' 4월 국내 출시

포르투기저, 포르투기스 등 인기 모델을 보유한 IWC는 올해 신제품으로 여성시계 다빈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에서 선보인 IWC의 신제품들은 4월 국내 출시될 예정이다. 온라인몰 네타포르테에서 예약주문을 하면 3월에 받아볼 수 있다. 아직 출시되지 않은 다빈치 시계를 보지도 않고 선주문한 국내 고객이 10명쯤 된다. 1000만원 안팎의 고가 시계지만 IWC가 주력으로 내세운 여성시계라는 점에서 믿고 구입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IWC의 신제품 다빈치 시계는 아름다운 여성미를 강조하는 꽃무늬, 36㎜의 작은 사이즈, 소재와 색깔을 다양하게 한 점 등이 특징이다.

손목에 차고 있으면 자동으로 태엽이 감기는 오토매틱 36 시계는 54개 다이아몬드를 베젤(테두리)에 세팅했다. 레드골드 버전은 1690만원, 전체를 금으로 만든 고가 버전은 5070만원 선이다. 스틸 스트랩 버전은 600만~700만원대, 여기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하면 1390만원으로 올라간다.

오토매틱 36에 문페이즈(달의 기울기를 보여주는 기능)를 채택한 시계도 나왔다. 낮과 밤을 알 수 있는 문페이즈는 그 자체가 기술력이지만 다이얼을 예쁘게 하는 디자인으로서의 역할도 한다. 문페이즈 시계의 스틸 스트랩 버전은 1060만원, 여기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하면 1770만원에 판매한다. 골드 소재 스트랩은 2110만원.

윤년 등 날짜를 일일이 수정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계산해서 보여주는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도 탑재했다. 스틸 버전을 3870만원에, 레드골드 버전을 5190만원에 판매한다. 중력으로 인한 시간 오차를 줄여주는 투르비용 기능을 적용한 투르비용 레트로그레이드 크로노그래프 시계는 1억3290만원으로 책정했다.


리치몬트와 스와치는 스위스 명품시계를 이끌어가는 두 개의 핵심 그룹이다. 그중 리치몬트그룹은 고가의 시계, 주얼리를 판매하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리치몬트그룹은 최근 크리스토프 그레인저(사진)를 IWC 회장으로 선임했다. 그레인저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IWC에서 스페셜 프로젝트 디렉터, 리테일 디렉터를 지냈다. 올해 39세인 젊은 CEO를 선임한 IWC는 향후 10년을 ‘제2의 도약기’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레인저 CEO가 최근 한국을 찾았다. 그는 각 나라를 돌며 시계 애호가들을 만나고 있다. IWC의 방향성과 전략, 시장 특징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다. 그레인저 CEO와의 만찬 미팅을 한국경제신문이 동행 취재했다.

▷IWC가 최근 10년 동안 급성장하면서 갖고 싶은 ‘트렌디한 시계’로 인식되고 있다.

“차고 있으면 섹시하고 세련돼 보이는 시계를 찾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남녀노소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얘기다. 스스로 젊다고 생각하는 사람, 젊게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IWC를 선호한다.”

▷한국은 예물시장이 크다. 이 시장을 롤렉스가 지배하고 있는데.

“잘 알고 있다. 특히 한국은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다. IWC는 트렌디한 워치 메이커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다. 롤렉스는 시계의 대명사로 자리잡았고 부모의 부모 세대부터 물려받는 시계라는 인식이 있다. 반면 IWC는 젊고 경쾌한 이미지, 열정적인 정체성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도 클래식하다. 50대라 하더라도 IWC를 차고 있으면 40대, 30대처럼 보일 수 있다. 열정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콘셉트로 공략하면 예물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본다.”

▷네타포르테를 통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이유는.

“런던처럼 교통체증이 심한 나라에서는 매장에 가기가 매우 어렵다. 언제 어디서나 2분이면 주문이 가능한 게 온라인의 강점이다. 크리스마스 때처럼 사람들이 붐빌 때는 이틀 전에만 주문하면 선물용 시계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

▷다빈치 등 여성시계를 대거 내놨는데.

“IWC는 그동안 포르투기스, 포르투기저 등 묵직한 남성시계 라인을 많이 출시했다. 하지만 앞으로 시계 시장의 성장 돌파구는 여성 소비자에게서 나올 것이다. IWC도 남성 브랜드로 알려졌지만 최근 2~3년 동안 여성시계를 찾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여성시계 매출이 점유율 두 자릿수로 올라가면서 다양한 여성시계를 내놓게 된 거고 실제 반응도 좋다.”

▷경쟁 브랜드로 생각하는 시계가 있나.

“롤렉스, 오메가 같은 브랜드는 오랫동안 시계 시장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IWC는 그 브랜드처럼 되고 싶거나 그 브랜드를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타깃 고객층과 브랜드 정체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브랜드마다 색깔이 다르고 성장 속도도 차이가 난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소비자가 원하는 시계, IWC가 만들고 싶은 시계를 최고의 제품으로 선보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일부 시계에만 들어가는 이탈리아 산토니 가죽 줄을 전 제품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 소비자도 IWC 인스타그램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아이디어를 주면 의견을 반영해 시계를 제작할 생각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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